단소 부는 윤영달 크라운-해태 회장 (매일경제 2007.8.16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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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소 부는 윤영달 크라운-해태 회장 (매일경제 2007.8.16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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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11일 저녁 시청 앞 광장에 흥겨운 국악 가락이 울려 퍼졌다. 창신제(創新祭)라는 이름의 국악 공연이 펼쳐진 것. 청중은 물론이고 시청 인근을 오가던 시민들도 오랜만에 듣는 국악에 즐거워했다.

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날 공연을 뿌듯하게 바라본 사람은 바로 윤영달 크라운-해태 회장이다. 이날 공연을 한 락음국악단이 바로 그가 만들고 단장으로 있는 국악단인데다 또 올해로 4회째인 창신제를 매년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다 처음으로 시청 앞 광장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.

윤 회장의 국악 사랑은 유명하다. 지난 4월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락음악단이라는 국악단까지 만들어 연간 2억~3억원을 쓰고 있다. 2억원 규모의 창신제까지 합하면 한 해 5억원을 국악에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. 아직 크라운-해태의 재정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.

또 그는 이번 공연을 위해 남영동 해태 본사에 연습실을 마련해 매일 오후 7시 무렵이면 외근하다가도 반드시 들러 단원들을 격려했고 행사 준비를 직접 챙기기 위해 공연 전날 시청 앞 프라자호텔에서 투숙까지 했을 정도다.

도대체 국악과 무슨 사연이 있기에 과자 만드는 기업 회장이 국악에 그렇게 열심일까.

윤 회장은 개인적인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. "제가 국악만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. 오페라, 클래식 다 좋아합니다. 다만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니 국악을 다시 보게 된 거죠."

국악을 하나하나 알아 가게 되면서 윤 회장은 국악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. 아예 직접 단소를 배워 지금은 어느 정도 연주가 가능한 수준이라고.

젊었을 때부터 사진찍기를 비롯해 무엇 한 가지를 좋아하면 몰입을 잘 하는 성격이기도 할 뿐더러 직접 제작한 판화를 지인들에게 나눠 줄 정도로 예술 다방면에 재주가 남다른 그에게는 당연한 결과였다.

"국악에는 우리 음악만이 가진 멋이 있습니다. 그것을 다른 나라 사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모르고 있을 뿐이죠."

국악을 좀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꿈에 아예 창신제를 무대에 올렸고 급기야 30명 규모의 국악단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. 여기에 순수예술, 특히 전통음악에 대한 기업의 후원이 지극히 미약하다는 현실도 그의 소명의식을 자극했다.

하지만 윤 회장은 무조건 우리 것이면 최고라는 주의는 아니다. `과자는 단순히 간식거리가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어야 한다`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그답게 전통음악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.

락음국악단 역시 전통음악만 고집하기보다 현대음악과의 퓨전을 더 중시한다. 올해 창신제에서도 인순이, 비보이 등이 국악 반주에 맞춰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.

"국악이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라면 언젠가는 외국에서도 공연할 수 있어야 한다"는 것이 윤 회장의 생각이다. 구체적으로는 일본 공연을 생각하고 있다.

윤 회장은 국악을 포함해 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이 결국은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.

"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지 않으면 제품 하나 그냥 팔 수 없는 시대입니다. 문화는 소비자의 감성과 맞닿아 있는 가장 좋은 분야이기도 합니다." 윤 회장은 올여름 휴가도 스위스에서 공연 관람 및 선진 아트 마케팅 사례를 돌아보는 것으로 대신했다.


[김지영 기자]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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